길어진 '집콕'에 어린이 시력 악화·비만 경계해야
송고시간2022-05-05 07:30
코로나19 장기화로 실내 생활 길어져
(서울=연합뉴스) 김잔디 기자 =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어린이들이 일상을 보내는 방식이 몇 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. 야외보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면서 시력이 악화하고 체중이 늘어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아이들이 적지 않다.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의 건강을 살피고 돌보려는 부모들에게 전문가들이 주는 조언을 정리했다.
◇ 눈 건강 '비상'…30분간 스마트폰 썼다면 최소 50초 휴식
코로나19 유행으로 야외 활동이 제한되면서 집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시간을 보내는 습관이 생긴 아이들이 많아졌다.
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 등 가까운 거리의 특정 지점을 장시간 집중해서 보는 행동은 전반적인 시력 저하와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.
특히 게임이나 영상 등에 몰입한 아이가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 눈의 피로를 더욱 가중하므로 주의해야 한다.
또 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읽으면 눈과 책 사이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므로 눈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.
30분 정도 스마트폰 영상 등을 시청했다면 최소 50초는 창문 밖 풍경 등 4m 이상 떨어진 먼 곳을 쳐다보며 눈을 쉬게 해야 한다. 가능하다면 10∼15분간 야외를 산책하는 것이 좋다.
서울아산병원 소아안과 이병주 교수는 "낮에 2시간쯤 야외 활동을 하는 게 눈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"며 "충분한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도파민 분비가 늘어나 근시 예방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"고 말했다.
어린이의 시력 발달은 대개 만 8∼10세 전후에 완성되므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시력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.
일부 부모는 아이가 안경을 착용하면 시력이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만,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. 안경은 선명한 망막 상을 만들어 시각의 발달을 자극하므로 제때 올바른 도수의 안경을 착용해 시력을 교정해줘야 한다.
◇ 길어진 '집콕'에 소아 비만 주의…성조숙증 의심 시 진단 필수
코로나19 유행 후 아이들이 주로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신체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간식 등을 섭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무게가 늘어난 경우가 많다.
과거에는 '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'며 소아 비만을 가볍게 여기기도 했지만, 최근에는 어렸을 때 비만해지면 지방 세포의 크기와 개수가 모두 증가해 성인이 됐을 때도 비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.
소아·청소년기 비만은 성조숙증 등을 유발하기도 해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므로, 적절한 관리가 필수다.
우선 하루 30분∼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노는 등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체중 관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. 다만 성장기 아이들이 무턱대고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체중을 감량해서는 안 되며, 평상시 활동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. 체중을 유지한 채 키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평균 체중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.
8세 이전의 여아나 9세 이전의 남아의 경우 살이 찐 것뿐만 아니라 2차 성징의 징후까지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심할만하다. 성조숙증으로 인해 성장이 또래보다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날 경우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으므로 적기에 치료하는 게 필수다.
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"이미 초경을 하거나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에 방문하면 치료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"며 "만약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됐다면 가능한 한 일찍 검사를 받는 게 좋다"고 조언했다.
jandi@yna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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